성공하는 유학생활을 위하여 인터넷을 멀리 합시다.
유학생들에게 인터넷은 손과 발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인터넷 없는 유학 생활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간단한 정보 검색부터 수업과 과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매체입니다.
과거 유학 선배들의 출국한지 거의 한 달만에 전화로 엄마 목소리를 들었는데
동전이 모자라서 하고 싶은 말 다 못하고 전화가 끊어졌다는 등의 경험담은
이제 달나라 토끼 방아찧는 소리가 된지 오래입니다.
요즘은 공항에서 작별인사를 하고 미국의 경우 한나절 즈음 지나서
인터넷만 이용할 수 있으면 한국에 있는 부모님과 친구들 얼굴 보면서
'나 잘 도착했어' 합니다.
당연 한국의 인기 TV 프로그램 본방사수도 가능하죠.
시차만 극복할 수 있다면 말이죠.
쉽게 향수병에 걸리기 쉬운 유학생들에게 인터넷은
분명히 긍정적인 인터테인먼트 역할 또한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인터넷 의존은 그 편리함 때문에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에 대한 목표의식을 흐리게 할 수 있습니다.
초심을 잃지 말자.
어렵게 토플 점수 만들고 석박사 과정이라면 지x같은 GRE까지 끝내고
몇 달의 기다림 끝에 입학허가를 받은 학교에 첫 발을 내딪는 순간,
열다섯 시간이 넘는 긴 이동 시간과 시차로 인한 피로 따위는
뭔가 해냈다라는 벅찬 감정이 잡아먹어 버린지 오래입니다.
은행 계좌 계설부터 기숙사 입주 등, 개강 전에 할 일이 참 많습니다.
먼저 터를 잡고 계시는 유학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혼자 해결 하려면 몇 달이 걸릴 일들을 단 몇 일만에 마무리 합니다.
난생 처음 bank check 사용하는 법도 배우고, 수강신청 하는 법, 교재 구입 방법,
도서관 이용 방법 등, 주변 고마운 분들 덕분에
첫수업에 임할 만반의 준비를 끝냅니다.
드디어 첫학기 첫수업 시간, 그토록 원하던 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 학생들과 영어로 자유롭게 학문을 논할 수 있는 순간...
하지만 그 기대는 단 몇 초만에 산산히 부서지고 맙니다.
우리 나라 강의실 첫날 어색한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에 흠칫 놀랍니다.
한국에서 영어회화 공부할 때, "Hi. I'm ooo. I'm from ooo. Nice to meet you."
이런 식의 대화는 절대 일어나지 않습니다.
실제 오가는 대화는 강의실 건물 찾기 어려워서 지각 할 뻔 했다는 둥,
수업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방영 시간과 겹쳐서 못 봐서 안타깝다는 둥,
대략 이런 얘기들이 빠르게 오갑니다.
아는 TV 프로그램이 없어서 아는척 표정관리하기가 참 힘이 듭니다.
일면도 없는 사람들이 왜그리 말이 많은지, 그리고 왠 농담은 그렇게 좋아하는지,
농담으로 시작해서 농담으로 끝납니다.
그 때는 몰랐습니다. 안 친하면 농담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학생 6명에 교수님까지 모두 7명,
어쩌다 한두명 결석하면 3-4명이 세시간짜리 수업 내내 얘기를 합니다.
그 중 30%는 농담입니다.
수업내용을 들을 때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농담 모드 돌입하면
알아듣는 척 표정관리 시작,
교수님은 지도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하는 사람 같습니다.
들으랴, 적으랴, 말하랴, 표정관리 하랴,
우리말로 한가지 제대로 하기도 힘든데 영어로 첫 날부터 잘 될 리가 있나..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옆에서 누군가 재채기를 했는데, "Bless you!" 안 했다고 매너꽝이 되고,
재채기 하고 "Excuse me" 안 해서 또 한번 매너꽝이 되고..
이렇게 매일 매수업 시간 뿐만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진땀이 나는 상황들이 연타로 터지다 보면,
학교에 첫발을 내디딜 때의 초심과 패기는 점점 희미해 지고,
자신도 모르게 이런 곤란한 상황을 피하고 싶어집니다.
이 때 인터넷이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큰 역할을 담당합니다.
직접 부딪칩시다.
이래저래 하루를 마무리하고 작지만 소중한 내 공간에 있다보면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피자로 허기 달래고 싶은데 하루종일 스트레스를 받아서 인지
"Can I order pizza for delivery?" 이 말조차 하기 싫어집니다.
영어로 전화번호, 주소 알려주고 피자 종류와 토핑 정하는 것조차 부담스럽습니다.
인터넷으로 클릭 몇 번으로 해결하고, 피자 도착하면 "Thanks"
팁 건네면서 "Here you go."
피자 배달하고 건네받는데 클릭 몇 번과 영어 한두마디면 됩니다.
장보기도 클릭 몇 번이면 해결이 되고, 케이블 설치, 우편물 배송 등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이 클릭 몇 번이면 해결이 됩니다.
"누군가 미국 갔다와서 영어를 아주 잘 하면 그 사람은 고생 많이 했다고 보면 된다."
유학하기 전 만났던 어느 영어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미국 있을 때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체류기간과 영어실력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많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마주쳤을때 그 상황을 극복하고
차츰 익숙해지는 과정을 겪으면서 영어도 모르는 사이에 발전을 합니다.
유학생활 성공하려면, 고마운 인터넷을 멀리 하고
고생을 사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문할 일이 생기면 온라인 서비스 이용하는 대신에 직접 전화로 해결하고,
인터넷으로 한국 TV 시청하고 싸이 하기 보다는 미국 TV 시청하면서 대화거리를
만들고, 집에서 혼자 Wii 하지 말고 학교 Rec Center 에 가서 즉석에서 Team 짜서
농구, frisbee 도 함께 하고, 관공서 이용할 일이 생기면 직접 운전해서 찾아가서
해결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길도 익히고,
학교에 또는 교수님께 질문할 일이 생기면 이메일 대신에 직접 찾아가서
질문하고 해결하기.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새로운 문화에 서서히 익숙해지고 인맥도 쌓이고
학업을 마치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영어실력도 성장을 할 것입니다.
인터넷, 참으로 고마운 매체입니다.
하지만 성공하는 유학생활을 위하여 조금은 멀리 합시다.